<기자회견>

2016년 3월 22일(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약탈경제반대행동

※ 수 신 : 각 언론사 노동․경제․사회 담당자

※ 문 의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김경수 대외협력국장 (010-9423-1404)

약탈경제반대행동 홍성준 사무국장 (010-2267-3661)

증권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는 무료수수료 경쟁 즉각 중단하라!

1997년 IMF는 온 국민을 고통과 절망에 빠뜨렸다. 그리고, 수많은 증권노동자가 일터를 떠나야만 했다. 1999년 증권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증권업 인허가 기준이 완화되어 최소자본금 요건이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낮추어졌다. 이 여파로 불과 2년 만에 신규 증권사가 15개나 늘어나 2001년에는 47개가 되었다. 그리고 2016년 현재까지 15년 동안 한국의 증권사는 많을 때는 63개사까지 늘었다가 현재는 57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한정이 되어 있는데, 수많은 증권사들이 경쟁하다보니, 결국, 한국의 증권시장은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통해 신규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로 왜곡되었다. ‘피가로 송’을 틀어대며 수수료 인하 광고가 TV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고, 경쟁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수료를 인하했다. 그리고, 2010년을 넘어서면서 무료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졌다. 1년 무료수수료는 마치 시장에서 덤을 얹어주듯이 1+1 이벤트로 이어졌고, 2012년을 넘어서면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일부 증권사들이 3년 무료수수료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2016년 현재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IG투자증권이 5년 무료수수료를 내걸며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다.

무료수수료를 활용한 시장점유율 경쟁과 수익 창출을 위한 과도한 매매회전율은 증권시장을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만들었다. 증권사별로 도입된 성과급제는 약정강요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약정고를 채우기 위한 무리한 매매는 증권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내몰거나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다.

증권회사는 고객이 주식을 매수/매도 할 때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다. 온라인, 모바일 매매가 활성화된 이후 고객들은 증권사의 매매 수수료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며, 무분별한 수수료 경쟁으로 인해 쉽게 거래 증권사를 옮기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수많은 증권노동자들은 이러한 변화된 증권환경 속에서도 회사가 정해놓은 BEP라는 개인비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도 힘들게 영업전선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대형사들은 IB사업을 육성하고 리테일 사업에서는 자산 중심의 영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신규고객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쉽게 자산 중심의 영업으로 변화를 꾀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는 중소형사들은 브로커리지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주요 수익 창출원이기 때문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는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최대 5년까지 수수료 무료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신규고객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수많은 증권노동자의 생계에 큰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일례로, 홍콩의 경우, 증권사들의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최저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이를 방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금융투자협회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산업의 출혈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공정한 증권시장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금융투자협회는 누구를 위한 협회인가? 협회가 손 놓고 있는 동안, 회사는 감소한 수수료수익을 증권노동자들에게 전가시켜 약정강요, 실적압박, 구조조정으로 내몰고 있다. 이에, 사무금융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증권산업의 공정한 시장질서를 복원하기 위해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진행중인 삼성증권을 비롯한 9개 증권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

증권산업의 무료수수료 경쟁이 이제 도를 넘어 증권산업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출혈경쟁을 막지 못하면, 과거에도 그랬듯이 증권노동자들만 희생양이 될 것이 뻔하다. 더 이상 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를 믿을 수 없다. 공정한 증권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증권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사무금융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증권업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2016. 3. 22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약탈경제반대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