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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김용범 증인 채택 거부는 정부 여당의 중대한 실책으로 남을 것이다. 조회 : 19
작성자 : 약탈경제반대행동 작성일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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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김용범 증인 채택 거부는 정부 여당의 중대한 실책으로 남을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한병도 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전 정책실장 김용범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끝내 거부했다. 야당이 부른 다른 증인이야 소모적인 정쟁용이라 말하더라도, 김용범은 "정책 실패"라는 명분이 분명한 증인이었다. 원내 다수당의 힘으로 김용범이 증언대에 서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이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김용범의 책임 자체를 덮을 수는 없다.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손실이 5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도입을 주도한 김용범의 증인 채택조차 거부한 정부 여당은 두고두고 시민들의 비난을 받을 중대한 실책을 또 저질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이를 주도한 김용범 전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 관료들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고위험 금융상품을 투자자 보호 방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서둘러 도입한 이유가 가장 큰 의혹이다.

먼저 상품 자체의 문제부터 보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단일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이어서, 개별 기업의 실적과 업황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좇는 구조라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단기간에 손실이 두 배로 불어난다. 주가가 오르내리기만 해도 원금이 깎여 나가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투자금은 회복되지 않는다. 여기에 순 자산가치와 시장 거래가격이 벌어지는 괴리율 함정까지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8% 가까이 떨어진 날, 이를 두 배로 추종해야 할 ETF가 오히려 50% 가까이 치솟는 사고가 벌어졌다.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라는 주식투자의 상식적인 권고와 정반대되는 특징을 이 상품은 모두 갖추고 있다.

진짜 문제는 이 위험한 상품이 도입된 속도다. 김용범은 1월 13일 금융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회의를 주재했고, 바로 다음 날 언론 인터뷰로 금융위원회에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보름 뒤 금융위원장이 도입을 공식화했고, 상품은 불과 4개월여 만인 5월 27일 시장에 나왔다. 일반 ETF는 상장까지 평균 두 달이 걸리는데, 이 초고위험 상품은 한 달도 안 되어 심사를 통과했다. 출시일은 공교롭게도 지방선거 일주일 전이다. 이 과정에서 일시, 장소, 참석자, 주요 발언 등 도입 결정을 상세히 기록한 회의록이 존재하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한국 시장이 거꾸로 세계 증시를 뒤흔든, 말 그대로 "꼬리가 몸통을 흔든" 사태가 벌어졌다. 두 종목에 몰린 레버리지 자금의 기계적인 매매가 코스피를 요동치게 했고, 그 충격은 아시아를 거쳐 뉴욕의 반도체주까지 번졌다. 7월에는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한국 증시는 세계 투기자본이 서로 물고 물리는 각축장이 되었다. 그 판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잃은 것은 새 시대에 대한 기대로 들떴던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이 수십조 원을 잃는 동안, 출시 후 두 달여 만에 거래소와 증권사가 거둔 수수료는 1,172억 원에 달했다.

사후 대응은 더 무책임했다. 위험한 상품을 만들었다면 적어도 시장을 촉각을 곤두세워 지켜보고 긴급대책을 준비했어야 한다. 그러나 폐해가 다 드러난 뒤에야 부랴부랴 기본예탁금을 3,000만 원으로 올리고 사전교육을 강화했을 뿐이다. 그 사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후회한다"는 어이없는 고백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국정감사에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행 총재는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정책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도입이 어떤 절차로 결정됐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사과하는데, 정작 결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어떤 정치적 목적 아래 청와대가 주도해 충분한 위험성 평가 없이 졸속으로 제도를 강행했다는 의혹만 남았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증시 자금이 집중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까지 급증해 주가 등락 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올해 1~7월 하루 5%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날은 전체 거래일의 22.5%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11.3%의 두 배다. 한국은행조차 이 상품이 시장의 혼란을 키웠음을 인정한 것이다.

 

  실학자 성호 이익의 저술 중에 『곽우록(藿憂錄)』이 있다. 그 제목은 중국 고사에서 왔다. "고기 먹는 자들이 모인 조정이 정책을 잘못 세우면, 애꿎은 콩잎 먹는 서민은 간과 뇌가 땅에 쏟아져 죽을 것을 걱정한다"는 뜻이다. AI 시대의 필수 하드웨어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지금, 그 과실을 시민들도 함께 누리게 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혁신 기업을 키우려면 자본시장에 자본이 모여야 한다는 정책 목표에도 일부 공감한다. 부동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으로 자산을 쌓아야 한다는 방향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보다 훨씬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다. 시민의 자산 축적 수단을 만들겠다던 정책은 결과적으로 세계 투기자본의 놀이터를 한국에 차려준 꼴이 되었다. 이번 사태는 국가가 조급하게 시장에 개입할 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자본시장 정책이 왜 “백년지대계”로 설계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교훈을 검증하고 반성하려면, 도입의 중심에 있었던 김용범이 반드시 증언대에 서야 한다. 그러나 집권 여당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증인을 단 한 명도 채택하지 않았다. 도입의 수상한 과정조차 따져 묻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도 심한 처사다. 정부 여당은 지금이라도 남은 종합감사에서 김용범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콩잎 먹는 시민들은 계속 간과 뇌가 쏟아져 죽을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끝)

 

2026년 10월 22일(목)

약탈경제반대행동(Vampire Capital Hunter) http://v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