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뺑뺑이? ‘폭탄’ 취급 받는 투자사기 사건들 (법률방송) | 조회 : 12 |
작성자 : 약탈경제반대행동 | 작성일 : 2024/10/23 |
[뉴스픽] 수사기관 뺑뺑이? ‘폭탄’ 취급 받는 투자사기 사건들 조나리 기자 승인 2024.10.22 09:05 금융 투자사기 피해자들, 경찰청 앞에서 ‘핑퐁 수사’ 비판 지역별 쪼개기 수사로 모집책마다 수사 결과 달리 나와 피해자들, 전국통합수사 촉구... 검찰은 자금 추적해야
[법률방송뉴스] 한 주간 주목할 만한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대규모 금융사기 수사와 관련해 조나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조 기자, 금융사기 피해자들이 최근 경찰청 앞에 모였다죠? ▲조나리 기자=네. 지난 11일이죠. 마침 경찰청 국정감사가 열린 날이었는데요. 지난 수년간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막대한 피해를 양산한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경찰 수사를 비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사실 KOK와 같은 최근 급증한 코인 사건 피해자를 제외한 대다수 피해자들은 수년째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를 비판해왔습니다. 먼저 이날의 현장 보고 오겠습니다. 10월 11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 [홍성준 /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 ▲앵커=피해자들의 분노가 상당한 거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지적하는 걸까요? ▲기자=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사기 사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형사 공판사건 33만 7,536건 중 범죄 유형 1위는 사기공갈죄였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요. 2022년과 2021년에도 마찬가지로 사기가 형사사건 접수 1위 범죄였습니다. 법률방송특히 소액의 개인 간 사기 범죄보다 대규모 금융사기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피해자 지원 단체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두드러졌습니다. 대부분의 금융사기는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해 다음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금을 주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대체적으로 총책과 최상위 모집책, 중간 모집책, 하위 모집책들로 조직이 구성됩니다. 약속한 수익금을 주기 위해 계속해서 투자자들을 모집해야 하고요. 이렇게 받은 투자금을 수익금으로 쓰다 보니 약속한 투자는 이뤄지지 못하고, 결국 어느 시점에 다달아서는 돌려막기 할 돈도 떨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의 수사 방식입니다. 같은 사건의 같은 피해자들인데, 합동수사가 아닌 각 지역 경찰서에서 개별적으로 담당하면서 속도도 힘을 받지 못하는 데다, 지역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리 나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네, 이런 상황을 경찰에서도 알고 있겠죠? ▲기자=워낙 오래 전부터 피해자들이 합동수사를 촉구해왔고, 실제로 일부 사건의 경우 검찰 합동수사가 개시된 사례가 있긴 합니다. 바로 말레이시아에 근거지를 둔 폰지사기업체 MBI 사건인데요. 한국에서만 8만명의 피해자를 낳았습니다. 2016년 수원지검 지휘 하에 처음으로 전국 통합수사를 했지만 당시 사기죄가 아닌 방문판매법 위반으로만 최상위 모집책 두 명이 징역형을 선고받는데 그쳤습니다. 이후 2019년에도 강릉지청에서 MBI 모집책을 기소했지만, 비슷한 시기 다른 검찰청에선 불기소 처분이 나오는 등 일관적인 수사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피해자들은 인력이 제한적인 검찰보다는 경찰이 통합수사를 해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 온 건데요. 대신 검찰은 해외 등 은닉재산 추적 등 전문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앵커=네. 현재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네. 계속해서 MBI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MBI 한국총책 수사인데요. 2014년 8월 검찰 소환에 불응한 뒤 해외로 도주했다가 7년이 지난 2021년 9월에 체포돼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당시 검찰은 사기가 아닌 불법다단계 영업으로만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이 총책이 자취를 감춘 7년 사이 일부 하위 모집책들은 사기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위 모집책들의 사기는 인정됐는데, 모집책의 총책이 사기 혐의에 대해 법적 판단조차 받지 않은 것이죠. 이에 올해 2월 피해자들이 한국총책에 대해 사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이후 대검찰청은 사건을 대구경찰청으로 이송했는데요. 3개월 후인 올해 5월 다시 경기남부경찰서로 이송됐고, 한달 뒤에 다시 대구경찰청으로, 같은 달 대구경찰청은 수원남부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했습니다. 2월부터 현재까지 한 사건이 대검찰청부터 무려 4번이나 이동만 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네. 다른 사건들도 비슷한 상황인가요? ▲기자=그렇습니다. 가상자산 ICC-FVP 사건의 한국총책 혐의를 받는 조모 씨의 경우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인데요. 반면 하위 모집책은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입니다. 두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소한 사건이고요. 또한 이 모집책이 최근 다른 사기 사건으로 추가 기소 됐는데요. 추가 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천안지청에서 기소해 천안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6월 출금 중단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양산한 하루인베스트 수사도 피해자들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형수 대표 외에 또 다른 최상위 모집책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하루인베스트의 자산을 관리했던 ‘B&S’라는 코인 운용회사 대표 방모 씨인데요. 현재 방씨는 하루인베스트 사건으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이는 2022년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 후 당시 하루인베스트가 방씨에 맡긴 코인을 가로챈 혐의로 받은 처벌이고요. FTX 파산 전부터 하루인베스트로부터 자산 운용명목으로 받았던 피해자들의 투자금에 대한 건은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 건도 앞서 징역 10년을 끌어냈던 검찰이 이어서 하는 게 아니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부에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피해자들로서는 수사가 언제 끝날지, 기소가 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하루인베스트는 최근 재판 중인 상황에 사기 피해자가 흉기로 피고인을 습격한 사건 아닌가요? ▲기자=맞습니다. 지난 8월 28일 서울남부지법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하루인베스트 이형수 대표가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한 건데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이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정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피고인을 공격한 50대 남성은 A씨는 살인미수와 법정소동 혐의로 구속기소됐는데요. 이형수 대표가 재판에서 내내 범행을 부인하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흉기를 가방에 숨겨 법정에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루인베스트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이형수 대표는 물론 이 사건 여러 피고인들과 앞서 언급했던 방모 씨의 재판부에 기록열람등사신청을 했지만 전부 거부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점이 특히 A씨를 분노하게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사기 사건의 경우 피해금액을 환수받기도 어렵거니와 피고인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한 나머지 급기야 피해자가 사적제재를 가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벌어진겁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정에 설치된 투명가림막. / 남부지원법원행정처는 이 사건 이후 법정에 투명가림막을 설치하고 방청석 첫 번째 줄도 비워두겠다는 입장인데요. 안전장치 마련도 중요하지만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고민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피해자 지원 단체는 하루 빨리 신속하고 일관적인 수사를 위해 전국통합수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련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이민석 / 금융피해자연대 고문 변호사] ▲앵커=경찰에서는 별다른 입장이 없는 건가요? ▲기자=피해자들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경찰청의 국정감사가 열린 날이었죠. 이날 조지호 경찰청장이 사기 범죄와 관련해 언급을 했는데요. 조 청장은 국정감사 모두 발언에서 “보이스피싱, 투자 리딩방 등 악성 사기와 마약 및 도박 범죄에 대해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면서 “범죄 수익까지 환수하는 등 범죄 생태계를 척결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불법다단계와 같은 대규모 금융사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피해액이 환수된 사례도 사실상 없고요. 특히 피해자들은 모집책들의 범죄수익 은닉에 대해 검찰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들도 피해금액 환수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인데요. 다만 모집책들에 대한 빠짐없는 수사와 피해금액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네. 잘 들었습니다. 이번주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법률방송조나리 기자 nari-jo@lawtv.kr * 바로가기 : https://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453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