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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OB)의 귀환...금융권 모피아 재부각금융기관, 민간 금융회사에 낙하산 인사 여전 (일요신문) 조회 : 4
작성자 : 약탈경제반대행동 작성일 : 2019/09/30

 올드보이(OB)의 귀환...금융권 모피아 재부각금융기관, 민간 금융회사에 낙하산 인사 여전

윤주애 기자승인 2019.09.27 11:57(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 이근영 DB그룹 회장,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박병원,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신제윤 외교부 국제금융협력대사,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행정고시 합격 기수 순.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지난 9일 문재인 정부에서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금융권 요직에 후속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은 정권이 바뀌어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출신인 소위 ‘모피아’들이 고시 패스 순서대로 금융기관 임원 번호대기표를 뽑아들은 모양새다. 소위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 논란을 일으킨다. 인맥 생각하자면 보은성, 제 밥그릇 챙기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레 혁신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 롯데손보, 모피아 출신 대거 영입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은 내달 초 금융위가 대주주 변경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고 10월10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대거 교체할 예정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제이케이엘)파트너스의 최원진 전무와 강민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올릴 예정이다. 또 윤정선 국민대학교 경여대학 교수와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도 사외이사로 영입할 계획이다.

이사진들이 드림팀급으로 전력이 화려하다. 최원진 전무는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출신으로 롯데손보 인수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선 교수는 현재 한국파생상품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제윤 고문은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내고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박병원 명예회장은 재정경제부 제1차관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전국은행연합회장,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등을 지낸 금융권 거물이다.

신제윤 고문과 박병원 명예회장은 각각 행정고시 24회, 17회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모피아다.

롯데손보는 지금도 모피아 출신이 있다. 이 회사 이사진은 김현수 사장과 김준현, 문재우 한국금융연수원장, 정중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김용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통계학과 교수 등 5명이다. 문재우 원장은 모피아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감사를 지내고 손해보험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중원 고문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의장단 부의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이사진을 모두 교체할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사진 정원을 현행 5명으로 하거나 10명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퇴임 관료 금융기관 낙하산 논란

한동안 숨죽였던 모피아 출신들이 최근 들어 득세하는 추세다. 이들은 금융권에서 코드인사.보은인사 등으로 비판받았다. ‘모피아’는 재무부의 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모피아 논란이 재점화 된 것은 지난 6월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거에 모피아 세력이 부정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 모피아 연줄로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를 압박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역시나 모피아 출신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협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행시 25회 출신으로 재무부를 비롯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내고 2012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도 낙하산과 모피아 논란이 있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선배 최종구 전 위원장처럼 수출입은행장에서 장관급으로 영전하는 같은 코스를 밟았다.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관료 출신 낙하산, 이른바 모피아가 올까봐 수은 직원들은 잔뜩 진장하고 있다. 수은 노조는 은 위원장이 행장으로 취임할 당시에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출근 저지 투쟁을 했다. 

금융위원장 출세코스가 된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수석부원장 자리는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병래 사장은 오는 12월 3년의 임기가 만료된다. 또 다른 차기 수은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사장도 모피아다.

지난 6월 취임한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모피아다. 그는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인연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친정권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4월 초 이흥모 금융결제원장 후임으로 김학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내려왔다. 금융결제원은 1986년 설립된 이후 한국은행 출신들이 수장자리를 독식해왔다. 한은 출신이 아닌 인사가 원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효제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달 초 사표를 냈다. 업계에서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보은인사로 조 부원장보가 한국거래소 본부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재직중인 정지원 이사장이 금융위원회 출신이고, 홍동호 상임감사위원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송준상 시장감시본부장은 금융위 및 기재부 출신이다.

◆ 이헌재 사단 등 OB 귀환

초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헌재 전 부총리는 경제 및 금융권의 핵심 인맥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모피아의 대부로 불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최흥식 전 금감원장, 이용근 전 금융위원장, 권혁세 전 금감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중경 전 경제수석,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은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불린다.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는 모피아인 이윤재 전 비서관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이윤재 전 비서관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사촌동생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도 올해 초 SK텔레콤 사외이사로 복귀했다. 당시 SK텔레콤은 하나금융 키움증권 등과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변양호 고문은 외환은행 매각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양호 고문은 재정경제부 이사관에서 금융정보분석원장으로 내려왔다가 토종 사모펀드 보고펀드를 창업했고, 현재는 보고펀드의 바이아웃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세운 PEF VIG파트너스 고문으로 물러났다.

올드보이(OB)의 귀환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10여년 동안 금융권을 떠났다가 2017년 11월 손해보험협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행시 15회에 합격했고 재무부 등을 거쳐 관세청장과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금융권 원로 중 한 명이다. 김 회장은 퇴임 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으로 활동했었다.

2017년 9월에는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동부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행시 6회 출신으로 재무부 세제실장과 한국투자신탁 사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산업은행 총재 등을 지냈다. 동부그룹은 경영 악화로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느라 내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사명을 DB로 변경하고 이근영 전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선임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동부그룹은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이 매각되면서 DB손해보험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됐다.

금융권에 모피아 출신이 즐비하다.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도 모피아다. 김 회장은 금융정보분석원장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4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위성백 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은 지난해 9월 예금보험공사 사장 자리에 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금융계 인사인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한국글로벌금융학회장으로 활동하다 올해 6월 한국블록체인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회원사 구조를 핀테크 기업으로 확대해 협회의 외연을 넓혔다. 

이동걸 회장은 동국대학교 경영대 초빙교수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위원장과 증권선물위원장 등을 거쳤다. 이동걸 회장은 금융권에서 친 문재인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와 사전 교감도 없이 "사견"이라는 전제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합병하는 등 정책금융기관 재편안을 제시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들은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꿰찼다. 관료 출신의 마피아, 즉 관피아는 금융권에 넓게 포진하고 있다.

◆ 임기만료 민간 금융사 수장자리 노려

민간 금융회사에 모피아 낙하산은 계속될 조짐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 자리가 대표적이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임기만료를 6개월이나 앞두고 관료 출신 내정설이 돌았다. 

당장 오는 11월 허인 KB국민은행장, 12월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9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던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내년 1월1일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내년 3~4월에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줄줄이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지주 회장 자리도 모피아가 탐내는 자리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한국산업은행장을 지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직사회 전반에서 전관예우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유독 금융권은 무풍지대인 것 같다. 관료 출신이 민간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은 좋지만 재취업이 관행화 될 경우 업무의 공정성을 잃을 수 있다. 과거 모피아로 인해 관치금융 논란이 심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인 이대순 변호사(법무법인 정률)는 “모피아 출신들이 퇴임 이후 한 몫 챙기려는 것 아니겠느냐. 민간 기업의 로비스트가 되는 것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관료 출신을 영입해 사세를 키우거나 금융당국에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주애 기자  yju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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