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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피해자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끝나지 않은 1조원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 ‘IDS홀딩스’ (시사위크) 조회 : 272
작성자 : 약탈경제반대행동 작성일 : 2018/07/31

 [IDS홀딩스 금융사기⑤] 분열된 피해자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끝나지 않은 1조원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 ‘IDS홀딩스’

조나리 기자승인 2018.07.30댓글 0글씨키우기글씨줄이기메일보내기인쇄하기페이스북트위터구글카카오스토리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은 2016년 9월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이미 한 차례 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사기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는 이 사건 초기부터 현재까지 상황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2차 피해까지 조명한다. 아울러 다단계 사기 사건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수사 당국의 문제점 등도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주>

 

IDS홀딩스 피해자들은 김성훈 대표 등 모집책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이들과 김성훈 대표를 옹호하는 이들로 나뉘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피해자들은 서로 뭉쳐 사기 집단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같은 피해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는 김성훈 대표가 구속기소 된 2016년 9월부터 김성훈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지난해 9월까지 지속됐다. 항소심 선고가 있기 직전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김 대표에게 더 이상 (풀려날)가망이 없다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의 수사는 이전과 달리 상당히 좁혀오고 있었고, 일부 모집책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 구제에 협조하기도 했다. 둘로 나뉘었던 피해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 재판 중에도 투자자 받던 IDS홀딩스, 김성훈 구속 후에는?

2016년 9월 김성훈 대표가 앞선 사기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확정 받은 뒤 한 달 만에 또 다시 구속되자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이하 투대위)가 출범했다. 투대위는 피해자들이 아닌 조직 내 중간 간부들로 파악되는 이들의 주도로 설립됐다. 주요 활동은 김성훈 대표의 구명운동이었다. 주로 김성훈 대표가 억울하게 구속됐으며, 무죄로 풀려날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또 김 대표가 풀려나야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고, 투자금도 환수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설득했다.

실제로 투대위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피해자들은 투대위에 의지했다. 투대위의 지시에 따라 처벌불원서, 탄원서 등을 제출했고, 처벌을 촉구하는 피해자들을 반대편으로 규정했다. 투대위의 활동은 점점 도가 지나치기 시작했다. 김성훈의 공판이 있을 때 마다 100여명이 몰려와 김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피해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김성훈 처벌에 가장 앞장섰던 황모 씨는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급기야 지난해 1월 9일 김성훈의 1심 결심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 검찰은 김성훈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선 황씨는 투대위 회원들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했다. 150여명의 투대위 회원들은 이미 법정 입구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황씨는 “나를 둘러싸고 욕설을 하더니 나중에는 옆구리 등을 폭행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면서 “1시간 동안 법정 입구에서 감금당한 채로 있다가 경찰이 와서 겨우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황씨 옆에 있던 변호사도 투대위 회원들에게 둘러싸여 ‘쓰레기’, ‘빨갱이’ 등의 욕설을 들어야 했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는 이 사건 3일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폭력사태 기자회견 열고 고발장을 접수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날도 투대위 회원 100여명이 기자회견장을 난입했고, 심지어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도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기자회견은 취소됐고, 고발장도 법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접수했다.

황씨는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고, 무서웠다”면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내려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재판 중에 ‘대표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를 외치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그 사람들은 돈은 돈대로 잃고, 끝까지 김성훈에게 이용만 당한 것”이라며 “투대위가 없었다면, 더 많은 피해자들이 검찰 수사에 협조했을 것이고, 피해액도 더 많이 인정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1월 12일 오전 IDS홀딩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등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법원 폭력사태 고발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으나 투자자대책위원회 회원들의 방해로 결국 취소됐다. <약탈경제반대행동>

◇ “투대위 회원들, 김성훈에 심리적 투자한 것”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가 투대위로부터 각종 2차 피해에 시달려 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투대위 결성에 앞장섰던 이들에게 이용 당한 피해자들이다. 김성훈이 징역 15년형을 확정 받고 수감 중인 지금, 투대위 회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피해자연합회 등에 따르면 투대위 회원들은 조직 명칭을 바꾸고 올해 초까지 IDS홀딩스 측과 투자금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무산되자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대위에 대한 언론 보도는 올해 2월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다만 현재도 커뮤니티에서 구제 방안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투대위 소속 피해자들도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불안증폭사회’와 ‘트라우마 한국사회’,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등을 집필한 김태형 심리학자는 “그 분들은 돈을 투자했다기보다는 심리적 투자를 한 것”이라며 “심리적 투자는 한 두 번의 사건으로 쉽게 철회되지 않는다. 일상적인 믿음이 붕괴되는 것이 더욱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도 자신이 속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적 갈등이나 무의식적 불안감이 강할수록 더 극단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상태에 닿았기 때문에 털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고통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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