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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 먹튀 방지 위해 노조 일상적 경영감시 강화하자" (매일노동뉴스) 조회 : 942
작성자 : 약탈경제반대행동 작성일 : 2018/01/08

[투기자본 폐해와 노동조합 대응전략] "투기자본 먹튀 방지 위해 노조 일상적 경영감시 강화하자"

배혜정승인 2017.07.05 08:00  ▲ 한국노총쌍용자동차·외환은행·씨앤앰·하이디스…. 투기자본이 건실한 기업을 먹잇감으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챙겨 떠나면서 노동자들에게 큰 피해를 남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자동차 오일리스 베어링 생산업체인 썬코어가 "기업사냥꾼" 최규선에 인수된 후 그야말로 탈탈 털렸다. 노동자들은 최규선 대표이사의 경영권 박탈과 기업회생을 요구하면서 석 달째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약탈적 투기자본에 노동자들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경영상 이유든, 자본가 판단에 의하든 기업 매각을 노조가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매각된 후에도 노조가 경영상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대주주의 투기적 경영형태를 견제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한국노총과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주최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투기자본의 폐해와 노동조합의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노조가 경영에 직접 참여해 일상적 경영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노조, 근로자참여법 이용해 경영참여 요구해야"=이날 썬코어 사례를 소개한 김주훈 썬코어노조 위원장은 "최규선은 엘엔케이란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루보(썬코어 전신) 지분을 인수했고, 본인 이름의 주식은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며 "최규선은 회사 장악과 동시에 전기차·국방산업 등 신사업 추진을 명분으로 많은 자금을 회사 밖으로 빼돌렸고, 방만한 경영을 하면서 회사 거래처에 제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사업과 관련해 사우디 왕자와 사우디 국방부가 언론에 거론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최규선과 이해당사자들은 큰 차익을 거둔 반면 썬코어는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현재 생산공장이 완전히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는 최규선의 회사 인수 때부터 예의주시하긴 했지만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지금 와서 되짚어 보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사기행각이었다"고 토로했다.

김재율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는 노조가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에 근거해 경영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노조가 매각 과정에서 근로자참여법에 따라 "경영계획 전반에 관한 보고"를 요청한다. 종업원 대표기구로서 기존 사용자에게 협상당사자 지위를 주장하고, 매각 실사 과정에서 실사대표단 면담을 요청해 계속기업가치 가능 여부를 검증한다.

김 공동대표에 따르면 매각된 후에도 근로자참여법에 따라 노조가 노사협의회에서 경영정보를 요구하고, 사용자 보고의무사항을 점검할 수 있다. 그는 "경영상 중요한 정보자료는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노조간부들은 사측 인사나 임원진들이 사업장을 방문하거나 종업원들과 집단모임을 했다면 반드시 해당 종업원들에게 피드백을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경영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노사공동결정제도와 범죄인의 기업 소유와 지배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자본규제법안 도입도 주문했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장은 "노조가 투기자본에 맞서 적극적으로 민·형사 고발을 하고, 언론이나 시민단체, 상급단체와 연계해 사회고발 활동을 해야 한다"며 "기업범죄·경제범죄·불공정거래 처벌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먼저 투기자본 규제하라"=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는 "금융위기 후 유럽연합(EU)에서는 2011년 "대체투자펀드 운용자 지침"을 제정했다"며 "우리나라처럼 노조가 요구하지 않아도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의 노동자들에게 왜 이 회사를 인수했고, 향후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지에 관해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사모펀드가 레버리지(차입투자) 유형이나 리스크 등을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감독을 받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노조가 나서기 전에 정부가 먼저 투기자본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투기자본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과 체불, 노동조건 하락, 정리해고 등의 피해를 입고 노동조합은 무력화되고 있다"며 "약탈적 투기자본을 규제하기 위해 노조 경영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최규선 같은 사기꾼들이 자본시장에서 자유롭게 활개치면서 건실한 중소기업들을 망하게 하는 동안 금융감독기관은 무엇을 했냐"며 투기자본에 대한 당국의 감독·규제를 촉구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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