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천동환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대우증권 노조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방안까지 마련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치밀해질 전망이다.
지난 19일 대우증권 노조 집행부는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제27년차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구체적 합병 반대 투쟁계획을 하달했다.
언론 비공개로 열린 이날 대의원대회엔 이자용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집행간부와 전국 분회 대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해, 매각 단계별 투쟁 프로세스를 공유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는 다음달 금융위에서 진행 예정인 대주주적격성 심사의 부적격 판정을 우선 유도하고, 경영진 교체 임시주총 및 합병주총 등 이후 매각절차별 구체적 행동 계획을 수립했다. 이로써 앞으로의 합병 반대 움직임이 더욱 조직화·치밀화 될 것이란 설명이다.
 ▲ 지난 19일 대우증권 노조가 서울 중구 금융위 청사 앞에서 합병반대 집회를 벌였다. 사진=천동환 기자
노조는 지난 11일 법무법인 넥서스와 인수합병관련 법률검토 및 유관기관 대상 민원제기 등을 골자로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18일엔 넥서스로부터 금융기관 LBO규제를 위한 입법 초안을 제출받아 검토중이다.
또, 조합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인터넷카페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온라인 여론을 확대하는 한편, 매각과정에서 직원들의 의사와 반하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단 계획을 세웠다.
매각절차가 인수합병으로 기울게 될 상황에 대비한 계획도 마련됐다. 특히,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소수주주의 영향력을 키워 권리를 행사하겠단 방침이다. 같은 취지에서 노조는 작년 10월 투표를 통해 우리사주조합장을 기존 인사부장에서 노조위원장으로 변경한 바 있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지난 17일 산업은행 소비자보호부에 "대우증권 소액주주의 시정요구"란 제목으로 개인별 탄원서가 첨부된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24일 금융위와 공정위에도 각각 동일한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인터넷 카페에선 21일 현재 약 7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한편, 지난 19일 대의원대회를 마친 참석자 대부분은 서울 중구 금융위 청사 앞으로 이동해 약 1시간 가량 합병 반대 집회를 벌였다. 이날 집회엔 소액주주들과 약탈경제반대행동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자용 위원장은 집회 중 발언을 통해 "정부의 누구 하나 약자편에 서지 않고, 모른척 넘어가려 한다"며 "산업은행 홍기택 전(前) 회장은 업무상 배임혐의로 한국을 못 빠져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달 3일과 18일에도 금융위 앞 집회를 예고했으며, 필요시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본사 앞 집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